정규직이 2주일씩 휴업 비정규직과 일자리 나눠

정규직이 2주일씩 휴업 비정규직과 일자리 나눠
대구 삼우정밀 ‘일자리 나누기’ 실험
한겨레 최원형 기자
“다른 이주노동자 친구들 대부분 직장 잃었지만 우린 아직 일해요.”

대구 성서공단에 있는 삼우정밀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 무나식(30·인도네시아)은 지난 16일 프레스 기계를 작동하고 있었다. 자동차 엔진 주변 부품을 만드는 삼우정밀의 노동자 85명 가운데 18명이 이주노동자다. 경기 한파로 비정규직, 이주노동자들이 먼저 일자리를 잃는 요즘이지만, 고용허가제로 근로기간이 제한돼 있는 비정규직인 삼우정밀 이주노동자 18명의 일자리는 노동조합이 앞장서 지켜냈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회사 사정이 어려워 이주노동자들을 내보내야겠다”고 했다. 지난해 11~12월 매출이 전년 대비 30% 줄어드는 등 생산 물량이 줄어,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삼우정밀지회는 “절대로 안 된다”며 대신 새로운 방안을 내놨다. 정규직 생산직 노동자 44명이 석 달 동안 두 조로 나눠 2주일씩 휴업하는 방안이었다. 회사는 휴업 조처에 고용유지 지원금을 신청해 받을 수 있으니 정규직 노동자들은 휴업 기간에 통상임금의 80%만 받고,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고용유지 지원금을 받을 수 없는 이주노동자들은 그대로 일하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삼우정밀 노사는 지난해 말 노사협의회를 열어 이 방안을 확정하고 지난 12일부터 부분휴업을 시작했다. 무나식은 “일거리 줄어 참 불안했는데 일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태업 삼우정밀지회장은 “인력감축을 막아낸 것밖에 안 된다”며 “더 나은 조처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규직도, 이주노동자도 이미 실질임금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기 때문에, 일자리를 유지하면서 최소한의 기본 소득을 보장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회사 쪽은 “노조 요구로 임시 조처를 마련했지만, 상황이 더 나빠지면 다른 방책을 찾아야 한다”며 고민을 드러냈다.

삼우정밀지회는, 금속노조가 비정규직을 껴안으려 같은 사업장의 노동자들은 하나의 노조에 가입하도록 한 ‘1사 1조직’ 원칙에 따라 2007년 이주노동자들을 처음으로 노조원으로 받아들였다. 이주노동자들에게도 정규직과 똑같은 노동조건이 적용된다. 이주노동자 조합원인 에디(34·인도네시아)는 지난해 말 금속노조 대구지부 대의원에 선출되기도 했다. 대구/글·사진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한겨레 사회 |2009.01.19 (월)

by 달팽이 | 2009/03/24 19:53 | 하늘공장 | 트랙백 | 덧글(0)

트랙백 주소 : http://holagru.egloos.com/tb/4838327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